주지하는 바와 같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중 하나는 종족보존의 본능이다. 그리고 이 본능은 인간의 삶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될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사람은 자식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줌으로써 대를 이어가게 되며,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자식은 부부만의 공간을 가족이라는 테두리로 확장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자식갖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가 100만쌍이 넘어간다고 하니 보통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저출산율로 인해 2030년 이후에는 인구가 오히려 줄어든다고 하니 불임부부들에게 임신과 출산의 기회를 주는 것은 개인적인 또는 지역사회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의 사활이 달린 중대한 지상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2004년 현재 출산율이 1.17로서 이웃 일본이나, 미국 구미 각국의 출산율에 훨씬 못 미치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결국 노동인구의 감소, 노령인구의 증가로 이어져 경제적인 면에서 생산성 감소로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사람들은 늘어나게 되어 나라 전체의 경쟁력이 급속히 저하될 전망이다.
여러 선진국들이 몇 십년간 인구 증가 정책을 펼쳐 지금 프랑스는 거의 2.0대로 출산율이 회복되어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일본은 별 소득없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장기 불황을 겪고 있다. 돈 많은 강대국이 몇십년간 노력을 하고도 결과가 없는데 우리나라의 정책은 아직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다.
불임부부의 전반적인 치료를 위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보험재정은 적어도 28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많게는 4000억원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 정부도 불임증 치료를 보험화하기 힘들어하고 있으나, 방법을 보다 융통성있게 바꾸면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먼저 개인의 선택이 강한 성격의 검사, 고가의 검사는 비보험으로 놔두고, 보편적인 검사 및 치료를 보험화해서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또 인구증가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여 국가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불임증을 보험제도권 내로 끌여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불임부부들의 자세이다.
용하다 하여 근거없는 치료에 매달리다 큰 경제적 부담을 지게되거나, 너무 오랜시간이 지나 제대로 된 불임치료를 받아도 임신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보험혜택 등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불임증은 치료경험이 풍부한 전문병원에서 적절하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 어떤 원인으로 인해 임신이 되지 않는지 밝힌 후 그에 따른 최선의 치료법을 통해 임신을 시도할 때만 큰 고통과 아픔없이 원하는 목표인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으며, 심적, 육체적 고통 역시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시중에 불임부부들을 현혹하는 건강식품이나 무허가 약제가 판매되는 것을 목격할 때가 있다. 불임의사로서 안타까운 것은 불임부부의 불안감, 좌절감,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절실한 심정을 이용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상술이다.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은 대개 어떤 이유가 있다. 원인을 알면 치료도 쉽다. 의사와 환자가 신뢰를 가지고 적극적인 치료를 꾸준히 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뒤따른다.
오늘 하루도 한숨속에 보내는 이땅의 100만 불임부부들에게 내년 이맘때는 행복한 미소가 얼굴에 떠나지 않기를 바래본다.